수면/아기잠 | 아기에겐 울음절정기가 따로 있다 -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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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달래도 달래지지 않는 아기를 안고 있다보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들기도 하고 무기력함이 밀려오지요. 달래도 아기가 울음을 그치질 않고 몇 시간 연속 울 때 흔히 '영아산통'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런 시기에 대한 새로운 의견이 있어서 글을 써봅니다.
아기가 많이 울고 달래지지 않는 시기가 따로 있으며 발달 소아과 의사인 Ronald Barr 박사는 이런 시기를 "PURPLE 울음절정기(The Period of PURPLE Crying)"라고 부릅니다. (http://www.purplecrying.info/index.php?)
같은 시기를 두고 흔히 쓰이는 '영아산통'이라는 단어를 굳이 버리고 "PURPLE 울음절정기"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영아산통'이라 하면 아기가 큰 고통을 느끼고 뭔가 잘못된 것은 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처음 이 용어를 들었을 때 아기가 너무 울어서 얼굴이 보라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 궁금했었지요. 그러나 용어가 보라빛과 상관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PURPLE 울음절정기"는 생후 2주경에 시작해서 3-4개월까지 지속되는 울음기간입니다.이 시기의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그 특징을 따서 약어로 만든 것이 바로 PURPLE 입니다.
모든 아기가 이 시기를 지납니다. 순한 아기는 이런 시기가 있었는지 싶게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 순한 아기도 나름의 "PURPLE 울음절정기"를 지난다고 합니다.신생아기 울음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는데, 일부 과학자는 아기 울음을 겪고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바로 다른 동물도 인간과 같이 아기 시절에 이런 비슷한 시기를 거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었지요. 그 호기심으로 아기 동물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모든 포유동물은 출생 초기에 "PURPLE 울음절정기"와 비슷한 시기를 겪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위 약어설명에서도 나온 바와 같이 "PURPLE 울음절정기"의 한 특성이 <늦은 오후와 저녁 시간에 더 많이 운다>라는 것인데,엄마 아빠가 막 퇴근하고 좀 쉬고 싶을 때, 가장 피곤할 때, 아기는 가장 많이 운다는 것입니다.울음을 달래기 위해서 이런 저런 방법을 써봅니다. 어떤 방법은 아기 울음을 달래기도 합니다. 잠시 동안은요. 그러다가 다시 아무 것도 아기를 달랠 수 없는 것 같기도 하지요.
차에 아기를 태우고 동네 몇 바퀴 돌고나니 아기가 울음을 그치더라고요.'이 방법이다!'하고 삼일 동안은 아기를 달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나흘째 되니 이젠 차에 태워도 또다시 울음을 그치지 않더라고요. 따뜻한 물로 목욕을 시키고, 노래를 불러주고, 안고 온 집안을 돌아다녀보고...아무리 해도 달래지지 않아요. 완전히 지쳐서 탈진하겠다 싶을 때 갑자기 울음을 그치고 아기가 저를 말똥말똥 봐요. 이유를 알 수가 없어요. 아기 울음을 예측할 수가 없어요.
울음이 많은 아기 엄마가 많은 제 사이트에서는 흔한 이야기지요. 이 시기를 겪는 아기는 마치 달래는 것을 거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할 수 있는 모든, 알고 있는 방법으로 아기를 달래봐도 효과가 없습니다. 이런 울음이 부모에게는 너무도 가슴아프기도 하고 지치는 일이지만,고통스러워 보이는 아기라도 여전히 건강한데다가 정상적인 일입니다. 종종 엄마 아빠가 뭔가를 잘못해서 또는 아기가 너무 아파서 울음을 그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기 싶지만,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의 '괜찮아요' 라는 말을 듣고 왔어도 집에서 몇 시간이고 울고 울고 울고를 반복하기도 하지요.
Ronald Barr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기 울음을 달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고 아기가 계속 운다면, 괜찮습니다. 아기가 아프거나 어디가 비정상이어서 우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그는 "PURPLE 울음절정기"에 아기를 달래는 몇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수유하기
2. 트림시키기
3. 따뜻한 물로 목욕시키기
4. 마사지
5. 아기와의 눈 맞추기와 미소
6. 뽀뽀하기
7. 조용히 노래해주기
8. 아기 머리 위쪽에서 낮은 톤으로 허밍 : 아빠 목소리가 더 효과적이라고
9. 진공청소기나 헤어드라이기 등 백색잡음 틀기
10. 차에 태우기
그런데 이러한 방법보다 더 중요한, 살아남기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1. 달래기 방법이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지만 때로는 아무런 방법도 도움이 되지 않는 때가 있다.
2. 달래기 방법은 예방을 위해 사용할 때 더 효과가 있다. 즉, 아기의 울음이 시작된 이후에 달래는 방법으로 쓸 때보다는 아기가 울기 전에 달래기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그저 아기의 울음을 버텨주는 것 외에는 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아쉽지만, 그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울음 홍수에도 든든한 나무처럼 버텨주는 것이지요. 다행히 이 시기는 짧다는 것...국방부 시계만 돌아가는 게 아니라 신생아 시계도 돌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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